달력

4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5/13(화)

신변잡기 2019. 5. 13. 16:10

  첫 단추를 잘못 꿴 인생이라도 그것이 곧 인생에서 실패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기듯이, 묵묵한 전진은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

  저도 여러분들도 대충 인생을 보내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 최소한 대충 보내지는 않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앞서가는 상위 몇 %의 동료들을 보면서 평범한 사람들은 상위 몇%의 말을 길이고 진리인 줄 착각하고 평범한 자신을 한없이 깎아내리기도 하죠.

  하지만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신 것보다 훨씬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긴 거리의 출퇴근도, 장시간의 근무도 참아 낼 줄 아시고 민폐도 안 끼치고 항상 깨어 있으신 덕분입니다.

  평균보다도 못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정말로 평균에 못 미쳐서가 아니라 세상이 여러분들을 크게 쓰기 위해 역경을 만들어 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상위 몇 % 사람들은 시야의 폭도, 운신의 폭도 좁아 언젠가는 약점이 드러나기 마련이거든요.

  그래도 행복하지 않으시다면 기도를 위한 촛불을 켜고 기도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니면 책을 읽으셔도 좋습니다. 생산적인 활동으로 잊어버리고 싶으시다면 운동을 하셔도 좋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자신의 취향과는 맞지 않거나 몸을 움직이실 수 없는 상황이신 분들은 취미로 적은 양의 프로그래밍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발 환경은 가장 예쁜 디자인으로 꾸며 놓은 채로요. 사진을 찍으시고 카페나 블로그에 자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타고난 생김새는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마십시오, 그것이 범죄가 아니라면요. 그리고 상대방의 과거를 얽매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얽맴을 되돌려받게 됩니다.

Posted by 일만 시간의 법칙
|

《첫 포스팅부터 화창한 이야기가 아닌, 슬픈 이야기로 시작하게 되었네요..

독자(또는 방문자)분들께 양해 부탁드리고 포스팅 시작하겠습니다.》

 

미사 날짜는 참사일의 하루 전, 15일이었다.

수정성당에서 미사가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나는 부산 토박이가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럴 일 없지 싶기 때문에.

 

성전 입구에는 성수 그릇과 함께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미사"라는 팻말이 놓여 있었다.

부산에 미사가 수정성당 한 곳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하루였다.

 

날이 날인지라 제대에는 노란 종이배들과 노란 리본, 노란 바람개비까지 붙어 있다.

원래 제대에는 성물만 올라올 수 있지만 오늘만은 예수님께서 예외로 해주시지 싶다.

 

제대 오른편에 걸린 현수막에 "진상규명"이 눈에 띄었다. 5년이 지났는데 처벌받은 자가 더 나오기는 커녕 무엇 때문에 침몰했는지 아직도 드러나지 않았던 상황이니

제 3자인 나도, 주변 사람들도 안타까워하는데 유가족들은 오죽하랴.

 

분위기상 사진을 남기지 못했는데, 왼편엔 세월호 희생자들 사진이 걸려 있었고 미사 끝날 즈음엔 세월호 희생자 이름으로 된 노래가 나왔다.

 

내가 본 미사 중 가장 슬픈 미사였을 것이다. 5년이나 지났는데 왜 슬픔이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미사를 보면서 1년 후는 이런 어이없는 죽음을 막으리라 다짐한다.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일만 시간의 법칙
|